언젠가는 약되겠지/생활속 일반정보

타일 붙이기...

에루화 2009. 2. 26. 19:20

욕실개조에 1백만원, 주방 한쪽 벽면에 타일 붙이는데도 50만원 선.
단돈 3만원으로 우리집 현관 싹 바꾸기 도전!

을지로에 사전조사를 나가다
을지로에서 타일 가격은 매우 저렴한 편. 재료비만 평당 1만7천~2만5천원 정도. 재료비를 제외한 욕실 바닥 시공비가 인부 1인당 15만원(가끔 조수를 굳이 데리고 와서 30만원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따라서 벽까지 타일을 붙일 경우 30만원이 인건비라고), 여기에 변기와 세면대를 떼었다가 다시 제자리에 붙일 경우 개당 5만원씩 추가된다. 현관 바닥만 바꿀 때도 인건비는 15만원으로 동일.
차라리 검은색 타일이었으면 그나마 나았을 것을. 흰색 무늬가 들어가 있어 현관이 정신없고 지저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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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은 을지로 3가에서 구입했다. 바닥에는 미끄럽지 않은 표면을 가진 20×20사이즈(너무 큰 것은 모서리를 많이 잘라내야 해서 초보자에겐 어렵고, 너무 작은 것은 타일과 타일 사이의 메지 부분이 쉽게 더러워져서 현관 바닥용으로는 좋지 않다고 함)가 가장 무난하다고 해서 평당 1만8천원짜리 타일을 구입했다. 타일 붙일 때 사용하는 압착 시멘트(10kg에 5천원, 2만원 정도 하는 시멘트용 본드도 있다)와 타일과 타일 사이를 메워주는 줄눈(3천원, 보통 쓰는 백시멘트는 2천원)도 타일 매장에서 구입. 근처 철물점에서 타일 자르는 데 사용하는 볼펜처럼 생긴 타일 칼을 2천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구입하는 것까진 좋았는데 타일이 너무 무거워서 도저히 집까지 들고 갈 엄두가 나지 않은 것.
서울 지역일 경우 타일 매장에 부탁하면 1만5천원짜리 용달 택배를 불러준다고 했지만 결국 택시를 타고 운반했다. 교통비를 생각한다면 약간 비싸더라도 동네에서 타일을 구입하는 것도 좋을 듯. 디자인이 다양하지 않을 뿐 가격 차이는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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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할 일은 압착 시멘트를 물에 개어 바닥에 쫙 펴 바르는 것이다. 플라스틱 용기 대신 두툼한 종이 박스에 개면 나중에 씻을 필요 없이 그냥 버리면 된다. 수제비 반죽 정도의 농도로 만들어 0.5cm 두께로 바닥에 펴면 되는데 원래 타일이 미끄러운 데다 고무장갑을 끼고 했더니 손에 반죽이 자꾸 달라붙어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좀 비싸더라도 시멘트용 본드(한 통 구입하면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다는데)를 구입했더라면 물에 갤 필요도 없고, 손으로 푹 떠서 그냥 쓱쓱 문지르면 되었을 것을. 고무장갑 대신 1회용 비닐장갑으로 바꿔 끼고서야 작업이 한결 쉬워졌다. 40분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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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 붙이기는 너무 간단해서 단 15분 만에 해치웠다. 타일을 붙이기 전에 먼저 타일을 가로세로로 놓아, 간격을 어느 정도 두어야 타일을 최대한 자르지 않고 붙일 수 있는지 가늠해본다. 타일을 모두 제자리에 놓은 다음 삐뚤어진 것은 없는지, 혼자 툭 튀어나온 건 없는지 확인하고 살짝 눌러 타일이 본드에 잘 붙게 했다. 현관 바닥 붙이는 데 타일 1/2평 분량이 채 안 들었다. 결국 타일 값은 9천원밖에 들지 않은 셈.
ㄱ자로 파인 모서리를 붙이는 단계만 남았다. 타일 칼로 선을 쓱쓱 그은 다음 수건으로 타일을 감싸고 망치로 한 번만 탁 치면 ‘똑’ 하고 간단하게 잘라질 줄 알았는데, 여러 번 선을 그었는데도 타일이 줄줄이 깨졌다. 결국 모서리 타일 2장을 자르면서 타일 10장을 깨뜨리는 실패 후 타일 앞과 뒤에 선을 여러 번 열심히 그은 끝에 자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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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눈(백시멘트)도 튀김반죽 정도의 농도로 물에 개어 사용한다. 타일과 타일 사이를 이것으로 메워주는데, 손으로 하는 것보다는 납작한 밀대(알뜰주걱 같은 것)로 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줄눈을 바르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나중에 타일에 묻은 줄눈을 모두 닦아내야 하므로 타일에 줄눈이 많이 묻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발랐다. 30분 만에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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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눈이 굳어버리기 전에 스펀지를 물에 적셔 여러 번 닦아내야 한다. 이 작업 역시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타일 사이의 줄눈이 푹 파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타일 위에 묻은 것만 닦아내는데, 닦고 닦고 또 닦아도 마르고 나면 또다시 허옇게 얼룩이 남아 있다. 물을 세 번이나 바꿔가며 30분 이상을 닦아냈다.
타일을 모두 붙인 다음에는 하루 정도 절대 밟으면 안 되므로(밟아서 1장 깨뜨림) 드나들 때 조심해야 한다. 본드를 바를 때나 타일을 붙일 때 모두 거실에서 현관문 바깥쪽으로 작업을 해나가는 게 편하다.



타일 자르는게 힘들어서 그렇지 현관은 공간도 작고 바닥도 평평하고 반듯해서 타일을 붙이는 것이 쉬웠다. 작업한 지 하루가 지나 현관문 쪽에 붙인 타일 한 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타일과 줄눈 사이에 틈이 생긴 것. 아마 본드가 너무 굳은 다음 타일을 붙여서 잘 달라붙지 않았나보다. 그래도 어찌 되었든 현관 분위기는 정말 싹 달라졌다. 단돈 3만원으로 이만큼의 효과가 어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