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멋 진 사 진

[스크랩] 인물사진의 두 강자 / 서두일,박우철

에루화 2008. 4. 2. 12:07

느낌이 있는 DSLR 인물사진, 공동저자 서두일, 박우철


인물사진의 젊은 두 강자



“사람 찍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한눈으로 서두일(왼쪽), 아트코리아 박우철(오른쪽)



100만원대 이하로 떨어진 저렴한 가격과 전문가 장비에 뒤쳐지지 않는 성능의 향상으로  DSLR카메라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카메라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카메라 중 전문가급에 해당하는 DSLR의 점유율은 이미 6~7%대로, 10% 벽도 멀지 않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질감이 뛰어나고, 렌즈를 바꿔가며 원하는 사진을 마음대로 찍을 수 있는 DSLR의 매력은 취미를 넘어 제2의 직업으로 사진활동에 전념하는 수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를 만들어냈다. 또한 SLR클럽과 레이소다(Raysoda) 등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킨 한 요인이기도 하다.
사진과 관련된 행사나 모임, 아니면 풍경과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묵직한 DSLR카메라를 어깨에 멘 이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의 거침없는 발상과 넘치는 호기심 그리고 열정적인 활동은 사진계의 활력소이자, 사진의 대중화를 실감케 만든다.
사실 국내에서 DSLR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2000년대 초반 니콘과 캐논이 처음으로 필름 SLR을 대신해 디지털SLR 카메라를 국내시장에 내놓을 때만 해도 짧은 시간에 현재와 같은 인기를 얻으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디지털 강국으로 만든 특유의 마니아 기질과 함께 사진을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으로 삼는 젊은 사용자층의 등장은 단숨에 DSLR을 찍는 도구 이상의 표현수단으로 만들었다.


한눈으로, 아트코리아 온라인 인물사진의 두 강자
이같은 카메라의 인기와 함께 보다 전문적인 이해와 사용을 가능케 하는 DSLR 서적도 꾸준히 출판되고 있다. 현재 시중 서점에 나와 있는 DSLR 관련서적만 20여종. 이중 지난 8월 출간되자마자 분야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느낌이 있는 DSLR 인물사진’은 여러 면에서 주목 받는다. DSLR을 사용하지만 전혀 다른 스타일의 인물사진을 찍는 저자 두명이 공동집필했다는 점과 각각 ‘한눈으로(Oneeye)’와 ‘아트코리아(Artkorea)’라는 아이디로 온라인에서 오래전부터 활동해온 유명인사라는 점 때문이다.
한눈으로 서두일씨(37세)와 아트코리아 박우철씨(33세)는 사진을 업으로 삼는지 여부에 따라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기준에서 보면 둘 다 프로사진가이다. 두 사람 모두 카메라를 잡은 지 20여년과 15년이라는 만만치 않은 경력을 갖고 있고, 특히 인물사진만을 촬영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서씨가 자연스러운 인물사진을 찍는다면, 박씨는 연출된 패션사진을 찍는 차이가 있다.
말뚝박기, 고무줄놀이, 공차기 등을 하며 노는 시골아이들의 익살스럽고 생동감 있는 몸짓과 표정을 담은 서씨의 악동시리즈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십여만명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두고두고 회자되는 불후의 명작이다. 온라인 외에도 사보와 잡지에 기고하는 사진에세이를 통해 살아 있는 인물사진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패션잡지의 프리랜서 사진기자와 스튜디오 일을 같이 하는 박씨는 서른셋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사진작업으로 주위의 시샘 아닌 시샘을 받는다. 으레 패션사진이라면 화려함만 떠올리지만 모델의 미세한 감정 선까지 전달하는 그의 패션사진은 분명 남다른 데가 있다.
이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든 자연스러움에서 인위적인 촬영까지 모두 다룬 인물사진 지침서는 입소문을 타고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인물이 들어간 사진은 가장 관심을 끄는 사진분야이며, 누구나 배우고 싶어 한다. 모델을 쓰거나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전문적인 것보다는 일상에서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 사진을 어떻게 하면 잘 찍을지가 대부분의 고민이다. 그래서 책은 순전히 초보자 눈높이에 맞췄다. 자신이 갖고 있는 디지털카메라 바로 알기부터 표정과 포즈를 이끌어내는 법, 배경과 의상, 날씨에 따른 연출방법과 순간포착까지 기초가 되는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보다 전문적인 촬영을 원하는 사용자를 위해 실제 스튜디오에서의 패션과 프로필 촬영방법과 창조적인 사진 찍기, 후보정 등이 30% 정도 차지한다. 특히 촬영데이터 위주나 어려운 용어를 피하고, 저자들의 촬영 경험담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전문모델에서부터 거리에서 만난 일반인, 골목길에서 뛰어노는 어린이까지 그들을 카메라에 담기까지의 과정을 현실감 있게 써내려가 편안하게 읽힌다.



서두일, 악동시리즈, 복수는 나의 것



박우철


둘 다 인물만 촬영, 대상은 아이와 패션으로 달라
한눈으로 서두일씨는 처음부터 인물사진을 좋아한 건 아니다. 풍경에 더 관심이 많았지만, 악동시리즈가 그를 바꾸어놓았다. 시골아이들의 살아 있는 느낌에 매료돼 인물을 찍기 시작해 이제는 인물만 찍는다. 고등학교 때 처음 잡은 하프카메라에 이어 첫 직장에 들어가면서 전 재산을 털어 산 미놀타 X700, 첫 DSLR이었던 D100 등이 그의 손을 거쳐간 카메라들이다. 지난해 그는 15년간 다니던 광고기획사를 그만두고 춘천에 스튜디오를 차렸다. 독학으로 배우다시피한 사진이 생활처럼 익숙해져 어느날 직업으로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주로 웨딩과 프로필을 찍는 스튜디오는 몇 달간 주말과 평일 가릴 것 없이 촬영 스케줄이 빼곡히 잡혀 있을 정도로 호황이다. 춘천 인근은 워낙 많이 다녀봐 어떤 느낌의 사진을 얻으려면 어디를 가야하는지 훤히 꿰뚫고 있는데다, 아이들 사진을 찍으며 터득한 친화력이 비결이라고 한다. 악동시리즈의 촬영장소인 율문리는 춘천 시내에서 몇 분 안 떨어진 곳으로, 생각처럼 두메산골이 아니다. 말뚝박기를 하는 아이들 사진인 ‘복수는 나의 것’으로 시작하는 악동시리즈는 누구에게나 있는 추억이라는 감성을 끄집어내 어린시절로 돌아가게 만든다. 여기에 잠시나마 현실의 괴로움을 잊게 하는 힘을 지녔다. 인물사진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그는 “사람과의 작업이기 때문에 우선 흥미롭다”며 “많은 사람을 만나 촬영한 사진을 보면 그때는 못 느낀 사진 속 인물의 또다른 감정과 감성을 발견하는 게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아트코리아 박우철씨는 책 출간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느낌이 있는 인물사진’이란 전문서적과 패션 화보집인 ‘POSE’를 낸 경력이 있다. 대학원에 진학해 처음 사진을 전공하면서 사진지식에 목말랐지만, 관심분야인 인물사진이나 스튜디오 촬영에 도움이 되는 디지털 관련 서적을 찾기 어려웠다. 외국번역서로 공부하다 내친 김에 직접 쓰게 된 것이 전문서로는 이번이 두 번째 출간이다. 대학에선 경영학도로 연극에도 관심이 많아 연극반 활동을 했지만, 4년 내내 놓지 않은 취미는 사진이었다. 졸업을 앞두고 불어닥친 벤처 바람에 창업동아리를 만들어 웹에서의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고민하다, 디지털사진을 더 공부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껴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패션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에프스타일(fstyle)스튜디오’와 패션매체인 ‘패션인사이트’의 프리랜서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다. 처음 카메라를 잡았을 때부터 살아 움직이는 게 좋아 인물사진만 고집했다는 그가 들려주는 패션사진의 비결은 이렇다. 찍는 시간의 두배 정도를 보는 시간에 투자해라.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보며 잘못된 점을 찾아내고 고치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어떤 상황이 닥쳐도 곧바로 가장 적절한 촬영법을 찾게 된다. 그리고 무턱대고 찍지 말고 주제를 정해 놓고 촬영해라.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맞춰 연출해 찍다보면 대상을 관찰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사진 : 책 반응은? 잘 나갈 것이라 예상은 했었는가?
서두일(아래 두일) :
예상은 못했고, 일반인 대상의 인물촬영법과 전문모델의 촬영기법이 같이 실려 전반적인 내용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는 약간 했었다. 
박우철(아래 우철) : 지난해 ‘느낌이 있는 인물사진’을 낸 경험이 아무래도 도움이 됐다. 여기서 불필요한 것 빼고 필요한 것 넣으면서 예감은 좋았다. 그리고 혼자 쓴 게 아니라 수월했고, 제 사진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분들이 좋아하는 서두일씨와 같이 해 ‘덕 좀 보겠구나’ 생각했었다.(웃음)
사진 : 둘 다 온라인에서 유명인사다. 이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았는지?
두일 :
유명한 것으로 따지면, 정말 실력 있는 분들이 비웃을까봐 걱정이다. 온라인에서 많이 활동하고 많은 분들이 봐주고, 그러다보니 책까지 내게 됐다. 내심 걱정도 됐지만 주변에 함께 사진하시는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참고사진을 제공해주거나, 모델을 구해주기도 하고, 책이 나오자 사주기도 하시고.
우철 : 레이소다나 각종 동호회에서 활동해오다보니 많은 분이 사랑해주고 관심을 가져주었다. 사람 많은 곳 가서 입소문을 내주거나 사이트에 서점 링크까지 걸어두는 분들도 있었다.





촬영 경험담 위주의 실전 인물사진 지침서
사진 : 실전 인물사진 촬영 지침서라고나 할까? 생각하는 인기비결은?
우철 :
요즘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이쪽 분야에 참고할만한 책이 별로 없다. 실전에서 참고할 만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누구나 해왔을 거다.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이고, 온라인에서도 인물사진은 조회수가 풍경에 비해 두배 정도 높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
두일 : 흔히 디카족이라는 분들이 처음 입문하면서 상당수가 인물로 시작한다. 그리고 요즘은 워낙 잘 찍으시는 분들이 많아 초보자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고, 그 노하우들을 배우려는 심리가 많다. 우철씨의 감각적이고 독특한 느낌의 사진을 내가 따라해 보고 싶은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모델을 구하는 것부터 커다란 도전이다. 그래서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인물에 접근하는 방법에서부터 실전에서 필요한 얘기로 구성해 다른 인물사진 책들과 차별시켰다. 기술적인 기법을 기대한 분들은 실망할 수 있지만, 실전에서의 경험담을 갈구하는 분들에겐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사진 : 그럼, 초보자를 위한 실전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데, 전문적인 내용도 같이 포함돼 있다.
우철 :
전문모델을 대상으로 스튜디오에서 찍는 광고나 기업 이미지 사진은 아무래도 어렵게 여겨진다. 일반인들은 여기까지 관심이 없고, 어떻게 하면 주변 사람을 잘 찍을 수 있을지에 맞춰져 있다. 그래서 주변에서 인물을 잘 찍을 수 있는 방법으로 가자고 정했다. 그러나 사진을 오래 해오신 분들을 위해 전문적인 내용도 30% 정도 포함시켜 구성하기로 하고 난이도를 조절했다.


온라인서 물어온 질문들, 목차 정하는데 도움 
사진 : 만드는 과정은 어떠했나? 서로 분야를 나누고, 집필자를 정하고 복잡했을 것 같다. 


우철 : 먼저 둘이서 목차를 모두 만들어 놓고, 목차별로 누가 어떤 파트를 쓸지 나누었기 때문에 어렵진 않았다. 찍는 사진이 완전히 틀려, 자연스럽고 특별한 연출이 필요하지 않은 사진은 서두일씨가, 연출된 사진은 제가 쓰는 식이었다.
두일 : 온라인에서 사진을 감상하신 분들이 개인적으로 쪽지나 메일을 통해 연출이나 인물과의 친분, 접근방법 등 많은 질문을 해오시는데, 이 질문을 버리지 않고 모두 보관해 두었었다. 이번에 목차와 방향을 설정하는데 이때 질문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웃음) 그리고 책을 준비하면서는 저에게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개인적으로 우철씨를 자주 만나 노하우를 좀 배워 볼까 했는데. 서로 바쁘거나 일정에 안맞아 몇 번 못 만난 게 제일 아쉽다.
사진 : 서로 사진 스타일이 달라 부딪히는 점은 없었나? 집필자가 두 사람이어서 흐름을 매끄럽게 가져가기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두일 :
의견이 달랐던 적은 없었고, 서로 잘 맞았던 것 같다. 제시하는 의견이 개인적인 취향이라기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그대로 적용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우철 : 사진 스타일은 다른데, 글 쓰는 방식이 너무 비슷해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서로 떨어져 쓰다가 간혹 출판사에 들러 상대방이 넘긴 원고를 보는데, 글을 짧게 쓰는 거나 사용하는 단어가 닮아 놀랐었다.    


한결같은 VS 번뜩이는
사진 : 두 사람은 언제 처음 알았나?
우철 :
온라인에서 사진을 본 후 어떤 분일까 아주 궁금했었다. 한번은 춘천에 갈 일이 생겨 가는 김에 연락을 드렸는데, 반갑게 대해주셨고, 만나서 밤새 술을 마셨다.
두일 : 그전부터 온라인에서 사진을 보며 우철씨 팬이었는데, 멀리서 찾아와줘 고마웠다.
사진 : 온라인에서 사진만 보다 직접 만나니 첫 인상은 어땠나?
두일 :
의외였다. 사진을 통해 느낌을 강하게 받아서인지 꼼꼼하고 신중한 모습이 의외였다.
우철 : 저처럼 뾰쪽하게 안 생겼더라.(웃음) 넉넉한 인상에 밝은 얼굴. 그래서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사진 : 상대방에 관한 소개와 사진을 평가한다면.
두일 :
사진에 창의성이 많아 좋다. 단지 인물만이 아니라 모티브가 있고,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강한 인물로 표현되기 때문에 본받고 싶다. 그리고 남자들이 갖기 힘든 섬세한 면이 사진에 있다. 늘 사진의 완성도를 위해 기획하는 작가! 늘 사고하는 기획사진가! 정통의 틀에 구속받기 싫어하는 사진가 등등.
우철 : 너무 부담된다.(웃음) 주로 여성이 등장하는 인물사진을 찍으며 아름다움을 생각하는데, 서두일씨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사진을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사진에는 찍은 이의 내면이 담길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저런 장면을 머릿속에 그리고, 사진으로 담을 수 있을까 대단할 뿐이다.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늘 한결같은 사진과 모습을 보이는 분이다.  




DSLR의 보급과 전문서적의 인기, 그 미래는? 
사진 : 요즘 DSLR 서적이 인기다. DSLR 보급이 확대되고, 사용자들의 알려는 욕구가 상승하면서 이런 현상을 낳고 있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어떤가?
우철 :
사진인구가 많이 늘었고, 인터넷이 발전한 이유와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사실 필름 시대에 사진은 일반인에겐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디지털로 바뀌면서 한결 접근하기 쉬운 매체가 됐고, 자연히 지식욕구가 분출하면서 책을 많이 본다. 그리고 욕구도 다양해져 전문분야로 계속 세분화되는 추세다. 초창기에는 디지털사진과 카메라를 한꺼번에 다루었다면, 이제는 인물사진 중에서도 아이나 여자친구 사진 잘 찍기 그리고 쇼핑몰이 늘면서 쇼핑몰 사진만 갖고도 출판이 된다.
사진 : 이른바 실용서 위주로 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전망하는가?
두일 :
바람직한 현상으로 특히 온라인상에서는 시각적인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 홍보수단으로 쓰이면서 관련된 전문분야와 지식과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 집단이 늘고 있다. 이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전문서적은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앞으로 디카가 어떻게 변할지 흥미롭다. 단기간에 고성능 고해상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카메라와 관련된 기술적이거나 메커니즘이 부각된 서적 보다는 실전경험을 토대로 서술된 서적이 지속적인 사랑을 받지 않을까 예상한다.
사진 : 실용서에 비해 전통적인 사진집이나 이론서는 잘 안 팔린다.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철 :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약간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일반 사용자나 새롭게 사진에 관심 갖는 분들은 사진을 즐기는 문화로 받아들이고 이용한다. 독자인 수요층이 바라는 게 무언지, 어느정도 이런 부분을 반영한 변화가 필요치 않을까.
두일 : 단편적일 수 있지만 가격 문제를 얘기하겠다. 사실 사진집은 적잖이 가격 부담이 된다. 정말 유명작가의 사진집이 아니면 잘 안 사게 되고, 보고 싶으면 온라인 검색으로 사진을 찾아본다. 물론 실제 사진과 같은 계조와 색감이 없고, 감응에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 구매해서 보는 사진집은 이런 점에서 프리미엄을 갖지만, 좀더 대중적으로 구매력을 높이려면 가격이 현실적으로 재조정될 필요가 있다.



인물사진의 비결과 좋은 인물사진이란
사진 : 각자가 생각하는 인물사진 잘 찍는 비결 몇가지만 얘기해 달라.
우철 :
대상을 이해하고 촬영할 때만이 가장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단순히 아름답다거나 멋지다가 아니라 인물에 감정을 이입해 그들의 시각에서 접근하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사용하는 카메라를 몸의 일부처럼 다뤄야 한다. 인물사진의 가장 큰 매력은 순간포착인데,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카메라 조작과 셋팅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훈련을 통해 중요한 순간을 놓쳐선 안된다.
우철 : 패션으로만 한정하자면, 첫째는 안목을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해 찍는 시간의 두배 정도를 들여 자기 사진을 보는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어떤 소품과 의상을 갖춘 모델이 있다면 직관적으로 어떻게 촬영할지를 떠올리는 능력이 안목이다. 안목은 촬영한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문제가 무언지 분석하는 습관을 통해 길러진다. 두번째는 대상을 깊이 관찰해야 좋은 사진이 나온다는 거다. 대상을 관찰하려면 무턱대고 찍기 보다는 슬픔이나 기쁨 등 어떤 주제를 정해 놓고 이 주제에 맞춰 연출하면서 오랫동안 찍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사진 : 그럼 각자가 생각하는 좋은 인물사진이란? 
두일
: 성의 없이 들리겠지만 나도 좋아하고 대중도 좋아하고 모델도 좋아하는 사진이 아닐까.
우철 : 사진을 보면서 내가 살아온 삶 속에서나 경험한 어떤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이 그렇다. 이런 점에서 서두일씨 사진은 어릴적 추억, 잊고 산 옛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게 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사진 :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한 것이나 바라는 사진이 있다면.
두일 :
지금까지 아이들의 놀이문화에 접근했다면, 앞으로는 아이라는 인생의 한 범주에 있는 소탈하고 개구진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 원대한 계획은 아니지만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사진 에세이집을 써보고 싶다.
우철 : 지금 하는 패션사진을 더 깊이 해보고 싶은 욕심이 많다. 여전히 실력을 쌓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느낌이 있는 DSLR’ 출간을 계기로 두 사람은 전시도 가졌다. 사진아트센터 보다에서 지난달 말까지 20여일간 열린 전시는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된 느낌이 있는 인물사진이라는 두 사람의 지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흐뭇함 속에 감성을 자극시키는 사진, 연출되었지만 내면의 깊은 울림을 주는 사진. 그들의 작업노트는 자신들이 들려주고 싶은 사진이야기를 이렇게 적고 있다.


“규칙과 반칙 속에 자신도 모르게 삶의 방법을 터득하던 놀이는 이 시대 삶의 기원이 아니었을까.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이들의 노는 소리는 내가 그들에게 인도되는 부름의 소리였다. 아이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하며 아름답고 순수한 동심을 카메라에 담는 일은 내가 해야 할 사진의 의미이자, 목표가 되었다.”(서두일)


“무엇이 허구이고 사실인지 외적인 요소보다는 카메라를 든 나의 내면의 요소가 앞선다. 사진이 주는 거창하고 위대한 힘을 광신하지 않기에 편협하고 이기적이지만 좁디좁은 그 의미가 내 삶의 다큐멘트이다. 그 허구적인 순간에 진실하려고 노력했다. 사진을 통해 누구나 옆 사람에게 들려주고픈 가슴속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박우철)    


<월간사진 2006년 10월호>         


월간사진 http://www.monthlyphoto.com/index.asp 에서 발췌
출처 : kiss (꽃섬)
글쓴이 : 은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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