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ITYOURSELF/차와음식 레시피

쭈꾸미 맛있게 요리하기

에루화 2008. 4. 2. 19:35


불어오는 바람엔 맵싸함이 빠지고 부드러움이 실렸다. 나무에 파릇파릇 물이 오르면 주꾸미의 계절이다. 예부터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다.

산란기를 앞두고 특유의 쫄깃쫄깃, 말랑말랑한 맛이 한층 더해지고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알들이 침샘을 한껏 자극한다. 새빨간 고추장 양념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주꾸미볶음, 보글보글 속까지 시원해지는 주꾸미 전골에 소주 한잔이면 봄날의 노곤함을 단번에 날릴 수 있다. 제철 만난 주꾸미로 차린 풍성한 식탁. 임금님 식사가 부럽지 않다.

#주꾸미의 모든 것

‘낙지 새끼다’ ‘꼴뚜기와 사촌이다’ 말도 많지만 결론은 ‘근거 없음’. 꼴뚜기는 다리가 10개로 오징어과, 주꾸미는 다리가 8개로 문어과다. 낙지도 문어과이지만 엄연히 다른 종. 길이가 약 20㎝로 몸집이 작고 다리도 짧다. 볼품없는 생김새. 맛은 일품이다. 문어나 낙지는 몸체가 커서 먹을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육질의 쫄깃함은 주꾸미와 비교가 안된다.

사실 주꾸미가 일반에 사랑받는 음식이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90년대 서해안 각 포구에서 이맘때쯤 주꾸미 축제를 열면서 많이 알려졌고 ‘몸값’ 또한 올랐다. 1년 내내 잡히지만 산란기인 5~6월을 앞두고 3~4월에 가장 맛좋다. 5월 후엔 깊은 바다로 이동해 잡히는 양도 적고 살이 질겨 맛도 떨어진다.

주꾸미는 쫄깃한 맛뿐 아니라 건강에도 이로운 점이 많다. 철분이 많아 빈혈 예방에 좋고 먹물에 들어있는 타우린 성분은 당뇨예방과 피로회복, 스태미나 증강에 좋다.

뿐만 아니다. 지방함유가 1% 미만이라 체중조절에도 좋다. 100g당 열량은 주꾸미와 낙지가 48kcal, 물 오징어 95kcal, 마른오징어 353kcal이다. 양념을 뺀 수치이므로 체중조절을 위해선 수육이나 샤브샤브 등으로 양념을 최소화해야 한다. 삼겹살이나 더덕과 함께 먹으면 영양을 보완할 수 있다.

#주꾸미 100배 즐기기

날것으로 데쳐먹거나 새빨간 양념장에 굽는 것을 떠올리겠지만 의외로 요리법이 다양하다. 주꾸미 볶음, 구이부터 전골과 샤브샤브, 꼬치구이, 스파게티에까지 이른다.

양념구이할 때는 양념을 잘 만들어 버무려 놓아야 한다. 배와 키위, 파인애플 등 각종 과일과 무, 양파 간 것에 고춧가루, 고추장을 1대 1 비율로 넣고 물엿, 설탕, 생수, 마늘을 넣어 주꾸미, 양배추, 양파 등을 버무려 놓는다. 달궈진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센불에 빨리 구워야 물이 생기지 않는다.


시중 한 음식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주꾸미 샤브샤브는 개운한 홍합국물을 먼저 끓여 홍합을 먹고 난 후 그 국물에 주꾸미와 각종 해물, 야채를 넣어 데쳐 먹는다. 주꾸미 머리와 대하, 맛조개를 먼저 넣고, 주꾸미 다리와 미나리, 대파, 팽이버섯 등 각종 야채를 살짝 데쳐 초장이나 와사비 소스장에 찍어 먹는다. 건더기를 먹은 후 소면을 삶아 신김치에 싸서 먹는 맛도 일품. 비빔국수의 고명에 함께 버무려도 씹히는 맛이 있어 좋고, 꼬치에 돌돌 말아 구워도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주꾸미는 한식뿐 아니라 중국식 전골요리 훠궈탕(火鍋湯)이나 자장면, 짬뽕, 팔보채에도 사용된다. 8가지 진귀한 재료를 뜻하는 ‘팔보’의 하나에 들어간다. 일식에서는 회와 데침으로 자주 식탁에 오르고, 이탈리아의 마리네이드(식초 등 각종 향신료로 만드는 절임요리)와 스파게티로도 맛볼 수 있다.

머리부분이 검고 탱글탱글한 것이 국산이다. 수입은 봄에 잡은 것이라도 알이 없다. 손으로 머리 위쪽을 뒤로 제껴 진주처럼 생긴 동그란 내장을 떼어내고 손질한다. 밀가루에 소금을 약간 넣고 ‘뽀드득’ 소리가 날 때까지 문질러 씻어야 한다. 데칠 때는 팔팔 끓는 물에 머리 2분, 다리 1분 정도 살짝 데쳐야 질기지 않다.

♬차라리 꿈이라면~~~승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