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화, 경제

[스크랩] 성매매 논란,어떻게 봐야 할까

에루화 2008. 3. 25. 15:32

몇해전인가(2004년) 여성부에서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하고 성매매업소와 그곳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법적으로 감독하고 성매매행위를 근절하는 모습을 보며 글쓴이는 고개를 가로저었던 적이 있었다.

 

 성매매업소의 여성들이 한 남성에게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신문

 

솔직히 말해서 대한 민국 남자중의 한명인 글쓴이는 성매매방지법 이후 수시로 튀어나오는 성매매에 대한 무,효용논란을 지켜보면서 결국엔 이 법이란 것이 보여지는 어떤 현상만을 취급했지 문제의 본질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여겨왔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나름 긍정적인 취지가 매우 강한 법이었고 우리네 전반적인 사회 인식에도 성매매방지법의 원래 의도와는 달리 크게 나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경에 다음 블로거 뉴스와 아고라 토론방을 뜨겁게 달군 성매매에 대한 도덕성및 허용여부 논란과 함께 미니 스커트 촬영에 대한 무죄판결에 관한 주장들을 가만히 살펴보자니 조금 답답한 심정이 들어서 몇자 적어보기로 했다.

 

성매매가 부도덕한가라는 뜬금없고 한심한 질문을 던지며 진보(?)를 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남자들이 성욕을 해소할 길이 막혀서 사회내에 성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며 성매매를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고 뻔뻔스런 주장과 함께 성매매는 원론적으로 부도덕하기에 절대 허용해선 안된다는 입장과 대한민국은 성범죄에 대해서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우려(미니 스커트 촬영 무죄판결도 여기에 해당한다!)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글쓴이가 보기엔 이런 논란들은 모두 성매매방지법처럼 현상적인 측면만을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과연 이 시점에서 성매매업소의 허용 여부에 대한 논란이 남성이나 여성 개개인의 성에 대한 판단 문제나 개인의 도덕성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문제일까...그보다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 굳건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남성 중심의 문화와 왜곡된 성에 대한 관념과 남자들의 잘못된 여성관에서  모든 문제가 비롯된 것은 아닐까...

 

우리 사회는 예나 지금이나 성에 대해서 공공연하게 말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곳이다.

흔히 우리는 성이라는 말을 들으면 곧 남녀간의 성관계를 연상하고는 부끄럽고 왠지 불건전하며 감추어야 할 은밀한 것으로 여겨왔다.

 

특히나 우리 사회는 남성중심적인 문화가 아직도 깊이 뿌리박혀 있는 관계로 남성은 결혼전에 여성과 여러차례 성관계를 맺어도 큰 흠이 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여성은 남자에 비해 몸가짐이 더욱 정숙해야 하고 성에 대해서는 담담하거나 지나치게 밝히지 않는 여자이기를 바라면서도(여론 조사에서도 우리 사회 여성들의 성에 대한 생각이 남성보다는 확실히 보수적이다!) 또 한편으로는 모든 여성들이 성적 매력(아름다운 얼굴과 풍만한 가슴이나 탄력있는 몸매!)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이중적인 잣대의 사회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글쓴이는 꼭 그렇게만 볼수는 없다고 주장하는 혹자들에게 대표적인 예로 몇해전의 황수정 사건(2001년)을 한번 생각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당시 황수정은 전국민적인 인기와 지지를 향유하던 당대의 아름다운 여배우였는데 그녀가 그토록 인기가 있었던 이유가 과연 무엇이었겠는가.

 황수정  ⓒ다음 이미지 

바로 허준이라는 소위 국민 드라마에서 보여진 예진 아씨라는 캐릭터에 녹아있던 청순함과 전통적인 현모양처형의 정숙한 여인이라는 신비로운 이미지가 크게 작용했던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 이미지가 모두 허구였으며 실상은 유부남과 공공연히 성관계를 맺고 마약을 하며 최음제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는 여자라는 사실에서 온 충격과 실망감이 그녀를 지금까지 수년간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이라고 글쓴이는 생각한다.

 

바로 글쓴이가 위에서 언급한 이중적인 우리 사회의 성에 대한 통념이 그녀를 마치 살인과 같은 엄청난 죄(?)를 지은 사람처럼 만들어 버리면서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을 시켜 버린 것이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이 부분에 대해서 좀더 얘기를 진행해보자.

대부분의 한국 남성들은 자신의 애인이나 아내가 혹은 누이나 여동생이 미니 스커트나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야한 수트 차림으로 다니는 것을 싫어하지만 내 가족이 아닌 다른 젊고 어리고 아름다운 아가씨가 미니 스커트를 입거나 가슴선이 보이는 야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대부분 묵인하거나 소위 섹시하다고 찬사를 남발하며 심지어는 공공연하게 TV등에서도 이런 소재를 다루며 남자 연예인들까지 이런 옷차림의 여성들에게 고맙다는 발언을 하며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내는 것을 종종 보곤 한다.

 

또한 우리네 사회에서 흔히 회자되는 "무릇 여자는 낮에는 현모양처가 되어야 하고 밤에는 요부가 되라"는 말속에도 정숙하고 현명한 어머니나 아내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성을 성적으로 만족시켜주기를 바라는 남성중심적인 이중적 사고가 짙게 깔려 있다.

특히나 젊은 여성들의 외모 가꾸기는 말할 것도 없지만 아줌마들까지 삼삼오오 모여 이런 말들을 주고 받으며 자기 남편을 성적으로 만족시키고 사랑을 받으려고 필사적으로 몸매를 가꾸고 성형을 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애처롭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혹자는 최근에 들어서는 소위 성개방 풍조로 인해 성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글쓴이가 위에서 언급했던 남성중심적인 사고가 우리 사회내에서 많이 사라졌고 여자도 성을 자유롭게 즐기고 누리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한 케이블 TV방송에서 보여진 여가수의 공연 장면이다. 여성 가수와 백 댄서의 차림과 남성 백 댄서와 여자 가수의 몸짓은 성적인 행위를 연상시킨다.

바로 이런 것이 우리네 성개방풍조의 실상이며 이는 여성의 몸과 성을 상품화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는 성매매여성과 하등 다를게 없다. ⓒM-net

  

또다른 여자 가수 두명이 무대에서 소위 물쇼를 펼치고 휴대폰 모바일에서 제공되는 다른 여자가수의 반라에 가까운 포즈와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담은 섹시화보 사진.  이런 식으로 여성의 몸과 성을 상품화하는 성개방풍조는 기존의 잘못된 우리네 사회의 이중적인 성 관념과 결합해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와 환상을 재생산하고 남성들의 말초신경과 성적충동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물론 남자 가수중에도 이런 식의 과감한 노출을 하는 이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자 가수들에 비하면 그 노출비율이나 강도는 현저히 낮다. ⓒ구글 이미지

 

 

실제로 요즘 젊은 여자들은 성에 대해서 개방적이고 과거보다는 상당히 주도적인 입장으로 변한 듯 보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겉모습일뿐이다.

그 내면을 가만히 살펴보면 청춘 남녀가 서로 만나 어느 정도 교제를 나누다가 시간이 흐르면 육체적인 성관계를 맺고 서로에 대해 깊이 알아가는 것이 과거처럼 유별나다거나 사회통념상 파격적이라는 느낌은 많이 줄었으나 그렇게 교제를 나누다가 서로 헤어진 후 또다른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했을때...

특히나 여성의 입장에서 자신의 연애사에 얽힌 과거(?)를 되도록이면 숨기고 살아야만 결혼 생활이 순탄하다거나 그런 이유때문에 결혼을 앞두고 처녀막 재생수술을 받는 여성들이 상당수 있는 것을 보면...그리고 여성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강제적으로 남성에게 성폭행이나 성희롱등을 당해도 사회 통념상 가해자인 남성보다 여성에게 결과적으로 가혹한 책임을 묻는 이 사회의 요상한(?) 분위기는 모두 남성중심적인 성문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일부의 예외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남녀가 성관계를 맺게 될때 대부분의 경우 남성이 주체가 되며 여성은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자세로 임할수밖에 없는 기존의 사회적 통념이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성개방풍조를 마치 새로운 시대의 대세인양 받아들이고 확산시킨다 한들 현재의 상황에서라면 더욱더 성에 대한 그릇된 환상과 왜곡된 관념은 말할것도 없고 사회적 가치관의 갈등과 혼란만 가중될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 현재가 과거보다는 여러면에서 성개방이 많이 이루어졌다고들 말하는데 그렇다고 성범죄가 과거보다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은 기존의 사회적 통념은 그대로인데 겉모습만 성개방풍조를 보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과 성매매라는 행위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다분히 남성중심적인 시각(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마음껏 발산하고 만족시켜주는 노리개나 성적으로 타락하고 부도덕한 여성등등) 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되는 성매매 허용여부에 대한 논란도 실상은 모두가 부질없는 것이다. 

우리네 사회의 남성중심적 문화와 성에 대한 사회통념을 깊이 염두에 두고 성매매여성들을 바라보면 본질적으로는 그들 역시 또다른 피해자일뿐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성매매 논란들은 어쩌면 우리 나라 남성들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성에 대한 왜곡된 규범들이 급격한 성개방풍조의 영향을 받아 사회적으로 공론화되는 과정속에서 빚어지는 소모적인 혼란과 갈등을 반증하는 것일뿐이다...

성매매 문제는 남성들의 성욕해소라는 차원에서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해당 성매매 여성과 남성간의 개인적인 관계의 부도덕함의 차원(도덕성 문제)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남성중심의 문화와 여성에 대한 이중적인 잣대를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아야만이 올바른 논의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성매매에 대한 허용여부나 다른 부대적인 사건들(미니 스커트 촬영에 대한 무죄판결등)을 통해서 보여지는 성범죄에 대한 지나친 관대함을 우려하기보다 사회가 그리고 우리 모두가 정말로 논의를 하고 문제를 삼아야 할 최우선적인 부분은 바로 우리 사회내 상당수 남성들의 일그러진 성에 대한 의식 그 자체인 것이다...

 

 

 

후기

성매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분들중에 상당수가 남성의 성욕은 본능이므로 법적으로 구속할 수 없는데 여성부가 그렇게 함으로써 성범죄가 더욱 늘었다고 주장하는데 글쓴이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자가 여성을 당당한 자신의 인생 파트너나 한 사람의 인격체가 아닌 단지 성적인 욕망을 푸는 대상으로만 생각하면 그런 주장이 나오겠지만 진실로 한 여성을 깊이 사랑해 본 남성이라면 그 여성에게서 성적인 욕망 이상의 그 무엇을 느끼고 자신도 한층 높은 차원의 인격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글쓴이는 확신하고 있다. 

 

그런 사고를 가진 사람(특히 남성!)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진보적인 사고를 가졌다고 말할수 있지 않겠는가... 

 

글쓴이는 그런 면에서 남성의 성욕을 들먹이며 유독 성매매에 관대하거나 법적으로 허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남성들에게 진실로 한 여자를 깊이 사랑하고 열린 마음으로(!) 여자들을 이해해보라고 권하고 싶고 그것이 현실적인 여건상 어려운 분들은 자신의 넘치는 성적 에너지를 일차적으로 다른 부분에...이를테면 공부나 독서,운동과 같은 자기 계발적인 측면에 집중하고 할애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또 한편으로 성매매를 부도덕하게 여기고 무조건 허용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성매매를 단순히 성매매여성과 한 남성간의 부도덕한 관계적 측면으로만 보지 마시기를 바라며 자신의 딸이나 아내가 성매매를 한다면이라는 가정법으로 반대를 하시는 분들에게도 이 글에서 언급한 이중적인 우리네 사회의 잣대를 깊이 생각해보시고 남성중심적인 문화와 여성에 대한 그릇된 사고 전반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긴장하며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글쓴이는 희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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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Be Given To DayDreaming...Again...♣
글쓴이 : 반 더 빌 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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