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혈류 고대 의서인 ‘본초강목’에는 인삼이 강심작용 효과가 있는 약재로 기록돼 있다. 이는 인삼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2002년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중국 베이징 중일우호병원 순환기과 진은위안(金恩原) 박사는 ‘건강한 중년층의 혈류에 미치는 홍삼의 효과’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진은위안 박사팀은 건강한 성인 남녀 75명을 대상으로 50명에게는 홍삼을 투여하고 25명에게는 위약을 투여한 뒤 심장기능을 측정하는 비교실험을 했다. 그 결과 홍삼 투여군은 심장의 전·박출, 폐모세관 쐐기압이 증가했으며 이완기 말 좌심실압이 빠르게 회복되는 등 순환기능이 촉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축기능도 증가했다. 충북대 약학대 윤여표 교수는 실험쥐의 꼬리 정맥에 10%의 고분자 덱스트란 용액을 주입하고 4시간 후 심장에서 채혈해 혈소판, 피브리노겐, 피브리노겐 분해산물을 측정했다. 이때 실험쥐는 1시간 전 홍삼을 투여한 군과 그렇지 않은 군으로 나눴다. 그 결과 홍삼을 투여한 실험군은 그렇지 않은 군보다 혈소판과 피브리노겐 수가 많았으며 피브리노겐 분해물도 억제됐다. 사람의 혈소판에 홍삼을 첨가하고 혈소판 응집을 유도했을 때 그 시간도 더 길어졌다.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억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삼의 혈류 개선 기능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혈액에 있는 과량의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 등 지방성분을 몸에 흡수시켜 지방이 분해되게 한다. 둘째, 혈소판 덩어리를 녹인다. 셋째, 혈소판끼리 뭉치게 하는 물질인 트롬복산A2를 감소시키고, 혈소판끼리 뭉치지 못하게 하는 물질인 프로스타사이클린을 증가시킨다. 넷째, 적혈구 변형 능력을 향상시킨다. 인삼이 만병통치약으로 통하는 것은 이처럼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효능과 관계가 깊다. 2. 당뇨 당뇨병은 당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인슐린의 작용이 약해 당이 에너지로 이용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설되는 질환이다. 당뇨병은 다음(多飮), 다뇨(多尿), 다식(多食)의 3다 증상이 나타난다. 당뇨병 환자들은 당이 혈액 속에 넘쳐 소변을 통해 자주 배출해야 한다. 이 때문에 몸 안의 수분이 빠져나가 물을 자주 찾게 되고, 에너지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많이 먹으려는 경향이 있다. 인삼의 7효설 가운데 보기구탈(補氣求脫), 생진지갈(生津止渴)의 효능은 인삼이 당뇨병의 특효약임을 보여준다. 보기구탈은 원기를 보해주는 것으로 병 때문에 체력이 쇠하거나 허탈 상태에 빠졌을 때 효과가 있다. 생진지갈은 인체가 필요로 하는 체액을 충당함으로써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다. 즉 인삼이 당뇨병의 특징인 갈증과 신체 허약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2002년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캐나다 토론토대학 블라디미르 벅산과 숙명여대 성미경 교수팀은 “비만으로 생긴 성인형 당뇨병 환자에게 홍삼을 투여한 결과, 혈당조절에 현저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밝혀져 성인형 당뇨병 관리 개선에 인삼의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입증됐다”고 발표했다. 일본 도야마대학 약학부의 기무라 교수는 인삼으로부터 혈당강화 성분인 ‘DPG 3~2’를 분리했으며, 동물실험을 통해 이 성분이 인슐린 분비촉진 기능이 있음을 확인했다. 일본 에이메대학의 오쿠다 교수도 인삼에 인슐린과 유사한 작용을 가진 물질인 산성펩타이드, 아데노신, 망간 함유물질, 진세노사이드 RE 등이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학계에 보고했다.
3. 면역력 면역력이란 외부로부터 침입한 세균과 바이러스 등에 대한 인체 방어시스템이다. 면역력을 키우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 기본이다. 인삼이 인체의 면역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덴마크 국립병원 아르잘란 카라즈미 박사팀은 인삼이 인간의 면역기능을 개선한다는 실험 결과를 2004년 10월 발표했다. 카라즈미 박사는 인삼이 신체의 면역기능을 향상시켜 염증을 빨리 없앨 뿐 아니라 감기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2001년 일본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가네코 박사는 45~90세 외래환자 41명을 대상으로 감기와 홍삼가루의 섭취 관계를 조사했다. 많은 연구 결과 가운데 인삼의 놀라운 면역력 증가효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조영걸 박사의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관련 연구다. 이 병은 HIV 바이러스에 의해서가 아니라 면역력이 떨어져 우리 몸이 외부의 작은 병균으로부터도 자기 방어를 하지 못해 죽음에 이른다. 조 박사는 AIDS 환자 70명에게 홍삼가루를 매일 5.4g씩 복용시킨 결과 면역기능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CD4+T 세포 수가 줄어들지 않아 면역체계의 힘이 지속적으로 유지됨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AIDS의 악화 정도가 지연돼 정상적 생활기간이 연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AIDS 화학치료제인 AZT를 환자에게 장기 투여할 경우 내성이 생겨 1년 후에는 오히려 면역세포가 감소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데, 홍삼이 이 부작용을 현저히 저하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조 박사는 AIDS 환자가 화학치료제를 복용할 경우 홍삼을 동시에 섭취할 것을 권한다. 4. 항암 1500년 전에 나온 중국의 ‘명의별곡’에 인삼의 약효 가운데 하나로 ‘견적(堅積)을 파(破)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견적’이란 위와 간장, 자궁 등에 생긴 단단한 응어리를 말하는 것으로 요즘의 궤양이나 암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견적을 파괴한다는 것을 보면 고대부터 인삼이 암에 효능이 있었음을 알았다고 볼 수 있다. 인체의 정상적인 면역기능은 신체 내에서 생성되는 종양세포 1000만 개까지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보통 임상적으로 암이 발견될 정도면 최소한 10억개의 종양세포를 포함한 상태로, 면역기능으로 파괴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는 경우다. 따라서 인체의 방어벽과 저항력을 보강하는 효능이 있는 인삼은 암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2002년 제8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고려대 의대 서성옥 교수팀은 위암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홍삼을 투여한 결과 홍삼이 면역조절 특성을 보여 홍삼 비투여군보다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 위암 수술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수술 직후 조사한 결과, 인터루킨(면역체계를 자극해 활성화하는 단백질) 수치가 감소했으나 3개월간 홍삼을 복용한 24명 환자의 경우 위암이 없는 건강한 대조군 수준으로 인터루킨이 회복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원자력병원 윤택구 박사팀은 한국암센터에서 암으로 진단받은 905명의 환자와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질환 환자 905명을 대상으로 인삼 복용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인삼을 복용한 적 없는 사람이 암에 걸릴 확률을 수학적으로 1.0이라고 상정했을 때, 인삼을 복용한 사람이 암에 걸릴 확률은 0.56에 불과했다. 인삼의 암질환에 대한 효과는 임상적으로 암세포에 대한 직접 작용이라기보다 면역저하 예방, 영양상태 개선 등 인체의 비특이적 저항성 증강에 도움이 된 데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5. 갱년기
여성 갱년기란 50세를 전후해 난소기능이 쇠퇴하면서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가져오는 증상이다. 이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생성의 감소, 난포자극 호르몬과 황체 형성 호르몬 상승 등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2000년 일본 방위의대 산부인과 기쿠지 교수는 호르몬 투여요법이나 항우울제 등 약물사용이 필요한 갱년기 장애 환자 9명을 대상으로 고려 인삼을 이용한 갱년기 증상 개선시험을 했다. 그 결과 갱년기지수(SMI)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쿠지 교수는 “인삼에는 다양한 생리활성을 갖는 많은 종류의 물질이 포함돼 있는데, 이것들이 중추신경이나 난소에 작용해 여성호르몬 분비를 높이고 혈액응고계에도 작용, 전체적으로 증상을 개선시켰다”고 밝혔다. 일본의 오키타 박사도 갱년기 장애 환자 113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인삼을 복용한 실험군은 수족냉증, 안면홍조 등의 혈관운동신경 장애와 생리통, 생리불순 등 난소기능에 대한 효과가 현저해 84.3%의 개선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키타 박사는 홍삼과 당귀작약산을 함께 섭취할 경우 개선효과가 90.5%로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한국인삼연구소는 충남대 의대와 공동으로 홍삼과 이소플라본, 당귀작약산 복합제의 갱년기 장애 개선 효능효과를 실험했다. 폐경기 증후군으로 진단된 여성 30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시제품을 섭취하게 했을 때 15가지 증세를 종합한 폐경지수는 크게 감소했다. 또한 항목별로 소화기 증세 100%, 안면홍조 91.6%, 심계항진 85.6%, 관절통 76.4%, 피로감 73.6%, 피부 분비 증상 62.5%, 불면증 61.5%, 정신신경이상 61.4%의 개선효과가 있었다.
6. 항피로, 항스트레스 육체적, 정신적 작업을 오래 했을 때 작업능률이 떨어지는 현상을 ‘피로’라고 한다. 사람 몸은 조화와 균형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항상성이 있다. 이 항상성이 지나친 에너지 소모를 경고하는 의미에서 피로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때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이는 항상성이 깨지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인삼연초연구원이 ‘홍삼 섭취가 근육피로 회복에 미치는 효능’을 실험한 결과, 피로와 스트레스에 대한 인삼의 효과가 입증됐다. 연구원 연구팀은 축구선수 2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홍삼진액 500mg을 1일 3회씩 12주간 투여하고, 다른 그룹에는 위약을 투여했다. 그 결과 홍삼진액 투여 12주 후 최대 운동 시 평균 심장박동수가 위약투여군보다 홍삼진액 투여군이 눈에 띄게 낮았다. 또 가장 강도 높은 운동을 시킨 뒤 혈장의 인슐린이 낮아지는 현상이 홍삼진액 투여군에서 많이 완화됐고, 젖산 축적량도 홍삼진액 투여군에서 낮게 나타났다. 러시아 학자 브레이크만 박사는 쥐를 이용해 피로회복 실험을 했다. 수조에 쥐를 넣어 헤엄치게 해 피로를 일으킨 뒤 지친 쥐 한 마리에는 인삼의 알코올 침출액을, 다른 한 마리에는 알코올만 투여해 계속 헤엄치게 했다. 그 결과 인삼 침출액을 투여한 쥐가 알코올만 투여한 쥐보다 26% 정도 더 오래 버텼다. 브레이크만 박사는 이를 ‘아답타겐’ 효과라고 했다. 중국의 한의서 ‘본초강목’은 “인삼은 신체 허약을 신속히 회복해주며 오장육부의 기능을 도와준다”고 기록하고 있다. 조선 고종 때 왕실의 의료를 분석한 논문을 보면, 피로회복을 위해 왕에게 인삼속미음(인삼과 좁쌀을 물과 함께 끓여 체에 거른 유동식)이 처방된 사례가 많이 발견된다. 7. 피부미용 김택환의 소설 ‘나, 황진이’에서 황진이가 독백하는 대목이다. “어떤 이는 내 피부가 괵부인이 울고 갈 만큼 좋다고 칭찬하지만 자세히 살피면 10여 년 분대로 입은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답니다. 삼탕(蔘湯)을 해도 지워지지 않아요.” 인삼잎 차는 기미와 잡티 등을 예방하고 주름살을 방지하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해 조선시대 궁녀들은 왕의 눈에 들고자 인삼물로 목욕했다. 인삼의 7효설 가운데 하나인 ‘탁독합창(托毒合瘡)’은 체내의 독을 제거해 피부를 곱게 만들고 종기를 삭이는 효능을 의미한다. 오늘날은 어떤가. 시슬리, 시세이도, 랑콤, 오리진스 등 세계적인 회사들의 화장품에는 어김없이 인삼추출 성분이 들어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인삼이 피부미용에 좋을까. 인삼이 피부에 항염작용이 있고,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민간요법은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다. 최근 연구에서는 인삼 사포닌의 노화 억제, 과산화 방지, 염증반응 억제 등 다양한 약리효능이 발표되고 있다. 인삼은 피부미백에도 도움이 된다. 피부의 검은 색소는 멜라닌 합성으로 생긴다. 합성과정에서 타이로지나제는 중추적 구실을 하는데, 인삼추출물은 타이로지나제의 활성을 억제해 세포 내 멜라닌 생성량을 감소시키고 세포증식을 억제한다. 피부 트러블에도 인삼은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가장 일반적인 여드름 원인은 모낭피지샘의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모낭벽의 이상각화, 피지분비 증가, 박테리아 등 세 가지다. 한양대 의대 피부과학교실의 실험에 따르면 20명의 성인에게 피부염증을 유발하고 연고에 인삼의 사포닌을 함유해 바르게 한 뒤 48시간 관찰한 결과, 연고만 바른 대조군보다 월등한 염증감소 효과를 보였다. 인삼은 주름살 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 조상이 이용했던 인삼의 피부미용이 현대과학으로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8. 정력
꼭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뜻으로 ‘인삼정과 없는 기생첩방’이란 속담이 있다. 예부터 인삼은 정력제로 인식돼 기생집에는 반드시 준비해뒀던 식품인 듯싶다. 남성의 성기능 문제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발기부전이다. 성욕감퇴와 음경 내 해면체 혈관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것이 주원인이다. 그런데 인삼은 성욕을 자극해 발기력을 좋게 하고, 성교 시 절정감을 느껴 성적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는 인삼이 음경해면체 평활근을 이완시키며 말초혈관의 확장 및 혈액 흐름 저항을 감소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즉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발기부전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것이다. 연세대 의대 최형기 교수팀은 발기유발검사인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시청각 자가유발검사와 설문조사를 실시해 홍삼의 성기능 개선에 대한 효능을 시험했다. 그 결과 홍삼 투여군에서 57.9%가 호전을 보였다. 2004년 12월 런던에서 열린 유럽성의학회 총회에서 브라질 엔리코 안드라데 박사팀도 홍삼이 발기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안드라데 박사는 “중등도 이하의 발기부전 환자 60명을 두 개 집단으로 나눠 실험군은 고려 홍삼을 매일 3회씩 12주간 복용시키고, 대조군은 가짜약을 복용시킨 결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났다”고 보고했다. 이 박사는 “홍삼을 복용하더라도 남성호르몬이나 콜레스테롤 수치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부작용 우려도 적다”고 덧붙였다. 기존 발기부전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모두 부작용과 낮은 치료효과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런 만큼 부작용이 없는 천연물질인 인삼은 발기부전의 대체의학 약품으로 전망이 밝다.
9. 숙취 해소 숙취 해소는 술꾼들의 영원한 숙제다. 숙취의 원인은 술의 알코올 성분과 알코올의 1차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미주신경과 교감신경 내의 구심성 신경섬유를 자극해 구토, 어지러움, 동공확대, 심장박동 및 호흡 촉진을 일으킨다. 숙취는 체내에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가 남아 있어 지속적으로 신경을 자극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숙취 해소는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를 많이 생성시키면 도움이 된다. 한국인삼연초연구원 이재열 박사팀은 건강한 성인 남자 14명을 대상으로 인삼의 숙취해소 효능을 실험했다. 동일한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소주를 그냥 마신 경우와 홍삼정 3g을 혼합해 마신 경우를 비교해본 것. 그 결과 홍삼을 함께 마신 경우 알코올 농도가 0.11%인 반면, 소주만 마신 경우는 0.18%로 나타났다. 술을 홍삼과 함께 마셨을 때 알코올 분해가 더 빨리 진행됐음을 의미한다. 연세대 주충노 교수는 알코올 대사계에 관여하는 각종 효소의 활성이 인삼의 사포닌 성분에 의해 증가된 것을 관찰했다고 학계에 보고했다. 주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10일간 연속해 알코올과 홍삼을 함께 투여한 쥐의 간세포는 알코올만 투여한 쥐의 간세포보다 간 손상 정도가 훨씬 적었다. 영남대 허근 교수는 쥐에 만성 알코올 중독증을 유발한 뒤 홍삼을 투여한 결과, 알코올 분해가 촉진됐음을 확인했다. 10. 멀미 방지 멀미약이 흔치 않던 시절, 먼 길을 갈 때는 인삼 한 뿌리를 몸에 지니고 떠났다. 기차나 자동차, 배를 탔을 때 인삼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씹으면 멀미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대대로 내려오는 민간요법이다. 인삼이 멀미 방지 기능을 하는 과학적 근거는 무엇일까. 오래전부터 민속의학과 한의학에서 인삼은 구토 와 구역 증상을 완화하는 데 이용돼왔다. 그 효능을 현대의학으로 밝혀낸다면 멀미약은 물론 항암제 부작용 방지약으로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다. 구토나 구역증상은 흔들림이 심한 자동차나 배를 타거나, 전신마취 수술 후 깨어날 때, 암 환자가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나타난다. 신경에서 구토와 구역에 관계하는 부위는 후뇌 일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위에는 5-HT₂수용체가 많이 존재하며, 이를 억제하는 약물은 구역와 구토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 건국대 나승열 교수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인삼의 항(抗)구역과 항구토에 대한 효과를 밝혀냈다. 나 교수팀은 두 가지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실험은 개구리의 뇌에 5-HT₂ 수용체를 생성시킨 뒤 사포닌의 대사물질인 M4를 투여한 것. 그 결과 M4가 5-HT₂ 수용체의 양을 조절하는 구실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실험은 사포닌을 투여한 고양이군과 그렇지 않은 고양이군으로 나눠 항암제를 투여한 뒤 구역과 구토 횟수를 비교해본 것. 그 결과 사포닌을 투여한 그룹이 대조군보다 50% 정도 뛰어난 구토억제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실제로 암 환자들은 홍삼을 많이 복용한다. 홍삼이 면역력 강화효과 외에도 항암제 투여에서 오는 부작용을 막는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 |||||||
<주간동아 584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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